회전목마
작가: 글립
폐장 직전의 놀이공원. 딸아이가 회전목마를 한 번만 더 타겠다고 졸랐다. 마지막 손님이었다.
회전목마가 돌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지나갈 때마다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째, 목마 위의 아이가 손을 흔들지 않았다. 다섯 바퀴째, 아이가 한 명 더 늘어 있었다. 여섯 바퀴째, 모든 목마 위에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전부 내 딸의 얼굴로.
회전목마가 멈췄다. 아이들이 일제히 나를 보며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누가 진짜 나야?"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손을 흔들던 그 아이가 몇 번째였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