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씨

작가: 글립

택배가 왔다. 보낸 사람 칸이 비어 있었다. 받는 사람 칸에는 내 이름과 주소가, 내 글씨로 적혀 있었다.

상자를 열었다. 안에는 똑같이 생긴 더 작은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 상자에도 내 글씨로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열고, 또 열었다. 상자는 계속 나왔다. 점점 작아지면서, 글씨는 점점 떨려 있었다. 마지막 상자 위 글씨는 거의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다.

가장 작은 상자를 열자 쪽지 한 장이 있었다. "제발 그만 열어." 내 글씨였다. 그리고 등 뒤에서, 택배 상자 테이프를 뜯는 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