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차
작가: 글립
퇴근길, 백미러에 빨간 차가 보였다. 흔한 일이다. 신경 쓰지 않았다.
다음 골목에서도, 그다음 신호에서도 빨간 차는 정확히 세 칸 뒤에 있었다. 내가 속도를 줄이면 줄이고, 올리면 올렸다.
집 앞에 도착했다. 빨간 차는 보이지 않았다. 안도하며 주차를 하다, 내 차 보닛이 빨간색이라는 걸 그제야 떠올렸다. 내 차는 흰색이었다. 분명히.
운전석에서 내려 차를 한 바퀴 돌았다. 차는 처음부터 끝까지 빨간색이었다. 그리고 백미러에는, 세 칸 뒤에서 따라오던 흰 차가 천천히 멈춰 서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