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
작가: 글립
야근 후 사무실 복도 끝 자판기. 늘 같은 커피를 뽑는다. 그날은 버튼이 하나 더 있었다.
맨 아래 칸, 라벨도 가격도 없는 검은 버튼. 호기심에 동전을 넣고 눌렀다. 덜컹, 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
꺼내 보니 사원증이었다. 내 사진, 내 이름. 그런데 입사일이 내가 아직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다음 날 출근하니 내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다. 경비원은 나를 막아서며 말했다. "무슨 일로 오셨죠? 그분은 30년째 저 자리에서 야근만 하시는데요." 나는 아직도 그 커피를 뽑으러 간다. 매일 밤, 같은 복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