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추가 두렵다.
작가: 더지니어스
단추가 두렵다. 단추 보기가 두렵다. 늘 그랬다. 까닭, 누구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그것만 보면 두 무릎 떨리고, 떨다 떨다 그 자리 쓰러질 뿐. 세 살 적 단추 잘라 부모께 들켰다. 부모는 그 뒤로 내 셔츠, 바지, 침대 머리맡, 그릇, 단추 달린 거 모두 떼냈다. 부모, 까닭 묻지 말라 가르치더라. 까닭, 누가 묻든 모른다 그러라더라. 자라며, 두렵기 자체도 자랐다. 단추 말고도 가짓수가 자랐다. 시계도, 그릇도, 접시도. 길 걷다가 길 복판 쇠 덮개 마주치면 두 다리가 굳더라. 밤길 가다가 멀리 달 마주치면 두 다리가 굳더라. 까닭조차 모르더라. 그저 그것들 둘레가, 그 둘레 너머로 빠질 듯 두렵더라. 서른 너머, 나는 매번 셔츠 단추 떼낸 것만 걸친다. 살림집 마룻바닥에는 모서리 진 거만 차려 둔다. 시계 글자판도 천 가지고 가린다. 그릇 참 깊더라. 그 자리, 자루 가지고 메꿔 막는다. 단추 닮고 둘레 가진 거는 살림집 모두 떼낸다. 무릎 떨며 모두 떼낸다. 단추 두지 마라. 둘레 가진 거 두지 마라. 까닭 묻지 마라. 그러다가 마주쳤다. 그 뒷날 새벽, 시계 소리 멈춘 채 깼다. 시계 글자판 가리던 천, 미끄러졌다. 미끄러진 자리 단추가 자리잡더라. 글자판 자리, 단추 두 개가 자리잡더라. 두 단추 둘레가 같더라. 두 단추, 다 같더라. 다 떼냈다. 단추 모두 떼냈다. 떼낸 단추, 부숴서 가루로 만들고 버렸다. 그 뒷날 새벽 또 깼다. 마룻바닥 깔개가 미끄러진 자리, 그 자리, 두 개. 마룻바닥 무늬가 두 단추더라. 마룻바닥 단추 두 개더라. 깠다, 깠다, 깔개 모두 깠다. 깐 자리, 마룻바닥 더 깊더라. 깊다, 깊다, 두렵기가 자랐다. 마침내 마룻바닥 단추 둘레만큼 깠다. 깐 자리, 단추 둘레 그대로더라. 단추 둘레 자국도 점점 자랐다. 자라며 자라며, 마침내 살림집 둘레가 모두 그 단추 둘레로 달라졌다. 살림집 모서리가 모두 둘레로 달라졌다. 살림집 자체가 둘레다. 나는 그 복판 머물렀다. 둘레가 다 둘러싼 그 복판. 두 다리가 떨렸다. 떨다 떨다 그 자리 쓰러졌다. 쓰러진 내 가슴, 단추 두 개가 자리잡는다. 단추 두 개. 그 두 개 둘레가 다 막는다. 그 두 개 단추는, 진작부터 그 자리 자리잡더라. 다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