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구와 출구
작가: 로이븐
지금까지 죽을뻔한 적이 몇번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포기하고 편하게 죽을까' 라는 생각도 얼마나 한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살고 싶어서,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든 다음으로 넘어왔다. 이번에는 포근하고 안락해 보이는 방이다. 마치 이건.... 내 방이다. 잠깐 방심할뻔했지만 이제는 믿지 않는다.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죽음의 위험이 닥쳐올지 모르기에 더욱히 익숙하게 다가올수록 긴장하고 조심해야한다. 이곳까지 온것은 나의 능력도 있지만 앞서 간사람들의 피로 만들어진 길이기에... 그사람들도 아마 방심하다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저 글은 무엇이란 말인가? 규칙? 아님 먼저 간 사람들이 남긴 도움의 손길? 무엇이라도 나는 살아남아 반드시 돌아갈 것이다. 나는 천천히 그리고 조심히 글을 읽어보았다. 이곳까지 오시다니 정말 대단한 분이시네요. 이 쪽지를 보셨다는것은 이곳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이곳의 마지막이라는거에요. 당신 앞에 입구와 출구라고 써진 두개의 문이 있을거에요. 둘중 하나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문이에요. 당연히 출구라고 써진 곳으로 나가면 돼요. 입구는 당신을 낚기 위한 문이에요. 절대 그 문으로는 들어가면 안돼요. 그 문으로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는 저도 몰라요. 죽을수도, 끝없는 고통이 있을수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수도, 혹은 더 위험한 곳으로 갈수도 있어요. 하지만 확실한건 그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 중에는 현실에 돌아온 사람이 없다는거에요. 저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곳에 와서 이 문으로 탈출했던 사람이에요 운이 나빠서 또 왔지만 혹시나 이곳까지 온 다른사람들중에 입구로 들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글을 남겨요. 될 수 있다면 시작지점에 탈출방법을 처음부터 쓰고 싶지만 전 돌아갈 용기도, 여건도, 장비도 안되네요. 그렇지만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싶으니 여기에라도 글을 남겨요. 혹시나 시도하실 분이 있다면 꼭 이 글도 같이 가져다 주세요. 그리고 옆에 입구로 들어가란 글이 있는데 저글 믿지마세요. 나가기 전에 없애고 가고 싶지만 이 글도 저 거짓말들도 잘 안 없어지네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저 글에 낚였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 비롯해서 한명이라도 더 살아줬으면 좋겠어요. 제발 출구로 나가고 부디 살아주세요. 마지막이라고? 드디어 출구란 말인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쩐지 여기로 올때 자연부패된 시체는 뼈밖에 남지 않았고 날 도와주던 도구는 낡아있었던것은 다른이유가 아니었다. 이미 탈출 방법이 다 나와있었기 때문이었던것이다. 그래도 옆에 아직 다른 글도 있으니 성급하게 판단하기 보단 마지막까지 신중해질 필요가 있다. 문득 뒤가 싸해진기분이 들었다. 이글을 읽고 있는 동안 뒤를 부주의 하였다. 다행히도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지나온길이 아무것도 없었다는듯 벽으로 막혀있었다. 나는 이방에 갇혔다. 무조건 선택을 해야한다. 갑자기 공포가 몰려와 몸이 떨렸다. 괴물이나 죽음같은 것으로 인한 무서움이 아니었다 나는 떨리는 몸으로 다른 글을 읽었다. 출구로 나가지마. 거긴 잘못된 문이라서 다시 현실로 못돌아가. 읽어보면 그럴듯 한데 좀만 생각하면 이상하잖아. 이 곳은 입구로 나갈수 있어. 정확히 말하면 나가는것이 아니라 현실로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는거야. 근데 출구로 가면 어떻게 되겠어? 현실에서 나가는거야. 저놈들 세계로 가든 이곳에 영원히 갇히든 다른 이상한 곳으로 가든 모르겠는데 확실한건 원래 살던곳으로는 못돌아가. 이곳은 너가 살던 현실과 이걸 만든 놈이 살던 곳이 반반 합쳐진거야. 즉, 넌 아직 현실에서 완전히 나간게 아니란 거지. 근데 저 출구로 나가면 현실에서 완전히 나가게 된단 뜻이야. 너도 이곳까지 와봐서 알거아니야. 익숙한 이 공간에서 살면서 보지못한 이상한일들이 일어나는것을 말이야. '말도 안돼'나 '혹시 그러겠어?' 같은 생각은 하지마. 그럼 이공간은 말이되고 이 현상은 말이 된다고 생각해? 나는 이걸 읽고 있는 네가 제발 이 문으로 현실로 갔으면 좋겠어. 너 속이려는거니까 저 옆에 달콤한 거짓말들에 속지마. 교묘하게 진실과 거짓을 섞어서 낚으려 할거야. 여기까지 오면서 너를 속여서 죽이려고 한게 얼마나 많고 악랄했는지 잘 알잖아. 제발 이 글 믿고 입구로 나가서 살아줘. 나도 모르게 주저앉고 말았다. 이걸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 더이상 날 도와주던 것들은 나를 도와줄수가 없다. 내가 할 수있는것도 없다. 어떤 문을 선택할지를 제외하면 말이다. 글에 혹시 어떤 모순이나 이곳에 다른 힌트가 있지 않을까? 몇시간을 찾고 고민했지만 아무런 이상함도 힌트도 발견하지 못했다. 글은 둘다 자연스러우며 남겨진 것이라곤 각자의 소신대로 선택하여 쓴 '이곳으로 가보겠습니다' 인데 이것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 이건 순전히 목숨을 담보로 생환을 받을 수 있는 도박인 것이다. 개개인의 능력으로 인한것이 아닌 순전히 운으로 결정된다니 얼마나 잔인한 관문인것인가. 나는 이방에서 몇시간동안 할 수 있는 모든것을 해보고 생각하였다. 허나 이방에 들어온 처음부터 그러했듯 더 생각해도 바뀔 것은 없다. 내가 이곳에서 할 수 있는것이라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그럼에도 선택이 망설여진다. 나는 어떻게 해야 살 수 있는것인가. 저 너머에는 내 집이 기다리고 있을것인가 아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것인가. 살아남을것이다. 살 수 있을까? 살고싶다. 끝내 나는 선택하였다. 이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선택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