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

작가: 현상소

오래된 필름을 현상했다. 어릴 적 가족여행 사진이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어린 나.

그런데 사진마다 우리 뒤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모든 사진에. 바다에서도, 산에서도, 호텔 방에서도.

엄마에게 사진을 보여드렸다. 엄마는 한참을 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이 사람은 네 진짜 아빠야."

"그럼 지금 아빠는...?" 엄마는 대답 대신 사진 속 '아빠'를 가리켰다. 그 사람의 얼굴은, 자세히 보니 윤곽만 있고 이목구비가 없었다.

나는 지금 아빠의 얼굴을 떠올리려 했다. 떠오르지 않았다. 30년을 함께 살았는데, 단 한 번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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