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42번 버스

작가: 정류장

막차를 놓친 새벽, 정류장 전광판에 없는 번호의 버스가 섰다. 7942번. 기사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버스 안은 만석이었다. 모두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고, 아무도 휴대폰을 보지 않았다. 정적이 너무 깨끗해서 무서웠다.

다음 정류장에서 한 할머니가 탔다. 자리가 없는데도 모두가 자연스럽게 한 칸씩 좁혀 앉았다. 나만 빼고.

할머니가 내 옆에 섰다. 그리고 작게 속삭였다. "학생은 아직 안 죽었네. 다음 정류장에서 꼭 내려요."

내린 곳은 우리 집 앞이었다. 버스는 소리 없이 출발했고, 다음 날 뉴스에서 그 새벽 시간 그 노선의 버스가 추락했다는 기사를 봤다. 사망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