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의 신호등

작가: 정류장

시골 국도의 긴 터널. 그 안에는 있을 리 없는 신호등이 하나 있다. 동네 사람들은 그게 빨간불이면 절대 멈추지 말라고 했다.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그 터널을 지났다. 터널 한가운데, 정말로 신호등이 빨갛게 켜져 있었다.

멈추지 말라는 말이 떠올랐지만, 몸에 밴 습관이 더 빨랐다. 나는 브레이크를 밟았다.

백미러로 뒤를 봤다. 텅 빈 터널. 그런데 신호등이 초록으로 바뀌는 순간, 수십 명이 내 차 뒷유리에 얼굴을 붙이고 있었다.

그들은 입 모양으로 똑같이 말하고 있었다. "태워줘서 고마워." 나는 그날 이후로 절대 그 터널에서 멈추지 않는다. 멈추면 한 명씩 늘어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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